전체672 의자 - 김명인 의자 김명인 창고에서 의자를 꺼내 처마 밑 계단에 얹어놓고 진종일 서성거려온 내 몸에게도 앉기를 권했다 와서 앉으렴, 내 몸은 너무 오래 서 있거나 걸어왔다 때로는 창고 구석에 처박혀 어둠을 주인으로 섬기기도 했다 마른장마에 잔비 뿌리다 마는 오늘 어느새 다 자란 저 벼들을 보면 들판의 주인은 바람인가 온 다리가 휘청거리면서도 바람에게 의자를 내주는 것은 그 무게로 벼를 익히는 것이라 깨닫는다 흔들리는 생각이 저절로 무거워져 의자를 이마 높이로 받들고 싶어질 때 저쪽 구산 자락은 훨씬 이전부터 정지의 자세로 지그시 뒷발을 내리고 파도를 등에 업는 것을 본다 우리에게 어떤 안식이 있느냐고 네가 네 번째 나에게 묻는다 모든 것을 부인한 한낮인데 부지런한 낮닭이 어디선가 길게 또 운다 아무도 없는데 무엇인가 .. 2002. 11. 26. 용서해주세요 주여 제가 그랬습니다. 용서해주세요. 2002. 11. 26. 오직 주님의 위로 나와 함께 울어주시는 이 그분을 잊지말자 2002. 11. 26. 독수리처럼 나는 오늘도 내 힘으로 날아보려고 죽어라 퍼덕거리고만 있는 건 아닌지... 그분의 따뜻한 바람을 타야지 ------------------------------------------------------ 어떤 생물학자가 이사야서 40장 31절의 "오직 여호와를 앙망하는 자는 새 힘을 얻으리니 독수리가 날개치며 올라감 같을 것이요 달음박질하여도 곤비치 아니하겠고 걸어가도 피곤치 아니하리로다"라는 말씀에 깊은 관심을 가지고 독수리의 생태에 대해서 연구하기 시작했습니다. 오랜 연구 끝에 그는 놀라운 발견을 하였는데 그것은 독수리는 다른 새들과는 전혀 다른 방식으로 하늘을 난다는 사실이었습니다. 대기 중에는 따뜻한 상승기류의 움직임이 있는데 독수리는 날개짓을 통하여 이동하는 것이 아니라 기류의 움직임을 파악하고 .. 2002. 11. 26. 고갈되지 않는 사랑 내 마음 황무지 쉽게 말라버리는 모래밭 자주 끊기는 전화선 푸더덕 푸더덕 소리만 요란한 펌프 그러나 당신 고갈되지 않는 샘물 마르지 않는 강 2002. 11. 26. 그는 늘 내 곁에 계셨다 언젠가 눈길 위에 있던 발자국 이야기를 읽은 적이 있다. 두 사람의 발자국이 이어지다가 한 사람의 발자국만 남아있는 길. 하나님, 내가 그토록 힘들고 치쳤을 때 당신은 어디계셨나요? 얘야, 저 발자국은 더 깊이 파여있는 것 같지 않니? 그건 나의 발자국이란다. 지친 너를 내가 업고 갔잖니. 유치하단 생각이 들기도 하지만 그래도 가만히 생각해보면 늘 가슴이 뻐근한 이야기... 그분은 늘 내 곁에 계셨다. 아니, 나를 위해 당신의 고통을 참고 계셨다. 2002. 11. 26. 이전 1 ··· 97 98 99 100 101 102 103 ··· 112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