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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3년 1월에 읽은 책 1. 척 팔라닉 저, 최필원 역, 질식, 책세상, 2002. 2. 최부득, 건축에 있어서 정신적인 것에 대하여, 미술문화, 2002. > 내용이 다소 감상적이고 뜬구름 잡는 것 같다. 사진보는 재미로 읽다. 3. A. L. 바라바시 저, 강병남,김기훈 공역, 링크 : 21세기를 지배하는 네트워크 과학, 동아시아, 2002. > 웹의 원리와 생태계의 원리가 일맥상통한다니 놀랍다. 시간이 나는 대로 찬찬히 상세한 서평을 정리해 볼 생각이다. 4. 최영미, 화가의 우연한 시선, 돌베게, 2002. > 실망. 긴장감도 없고, 내용도 없고. 표지(모네의 수련)만 멋지다. 5. E.H.곰브리치, 서양미술사, 예경, 2002. > 꿀단지를 안고 조금씩 맛보듯이 읽고 있다. 한 백페이지쯤 읽었다. 6. 서진영, 중국혁.. 2003. 2. 6.
사랑은 - 채호기 사랑은 채호기 1 사랑은 그렇게 왔다 얼음 녹는 개울의 바위틈으로 어린 물고기가 재빠르게 파고들듯이 사랑은 그렇게 왔다 알 수 없는 차가움이 눈을 투명하게 한다. 사랑은 그렇게 왔다 발가벗은 햇빛이 발가벗은 물에 달라붙듯이 사랑은 그렇게 왔다 수양버드나무의 그늘이 차양처럼 물을 어둡게 한다 사랑은 그렇게 왔다 할 말 없는 수초가 말 잃은 채 뒤엉키듯이 사랑은 그렇게 왔다. 가라앉아도 가라앉아도 사랑은 바닥이 없다. 2 사랑은 그렇게 갔다. 미처 못다 읽은 책장을 넘겨버리듯이 사랑은 그렇게 갔다. 말하려고 입 벌리면 더러운 못물이 목구멍을 틀어막았다. 사랑은 그렇게 갔다. 날아가며 남겨둔 여린 가지가 자지러지며 출렁이듯이 사랑은 그렇게 갔다. 손이 닿지 않는 곳에서만 꽃들은 예쁘게 피어났다. 사랑은 그렇게.. 2003. 1. 31.
원당 가는 길 - 허수경 원당 가는 길 허수경 757 좌석버스, 세간의 바퀴가 나를 그곳까지 데려다주었다 딴은 그렇게 말할 수도 있지만 결국 내가 내 발로 그곳까지 갔을 뿐 라면 반 개의 저녁이면 나는 얼큰하게 먹어치운 저녁 기운에 이런 노랠 했었다네 We shall overcome 버리고 떠나온 한 비럭질의 생애가 밀물지듯 서늘해지는 세월의 저녁 We shall overcome 우리 이기리라 넘어가리라 건설하리라 또 다른 생애에의 희망 이 무감동의 희망 그러나 세간의 바퀴여 잠깐, 나는 단 한번도 내 뒷모습을 용서하지 않았으나 내 그림자는 발목을 잡고 한번도 나를 놓아두지 않았도다 그리고 길 아닌 길 건설의 무감동이 나를 무너지게 했던 그 길에, 가끔 깃을 털고 때까치가 날고 나, 미류나무에 기대어 마을을 내려다보면 하나, 둘.. 2003. 1. 18.
유전자는 그리워만 할 뿐이다 - 이문재 유전자는 그리워만 할 뿐이다 -고독한 산책자의 몽상 이문재 오늘 하루도 영 정갈하지 못하다 어제는 불길했고 또 그저께는 서툴렀다 가끔 계절이라는 것이 이 도시를 들렀다 간다 신기하 다 나른해 본지도 오랜만이다 피곤으로 단단해지는 퇴 적암들 나이에는 다들 금이 가 있다 비둘기 수백 마리 가 16차선 도로를 가득 메우며 낮게 난다 새들도 도시 를 벗어날 수 없는 것이다 내가 버린 성냥불 때문에 혹은 켜놓고 나온 컴퓨터 때문에 회사가 불타버리는 것은 아닌가 하는 걱정이 생 기면 잠이 안 온다 온갖 죽음의 아가리들이 도처에서 입을 딱 벌리고 있 는 게 보인다 퇴근길에도 한 발짝도 떼놓을 수 없을 때가 있다 박모가 살얼음처럼 깔리고 갑자기 내가 아는 이름이 하나도 없어진다 옛날에 배가 자주 고프던 시절에 온 몸을.. 2003. 1. 6.
2002년 12월에 읽은 책 1. 조성기, 우리시대의 사랑, 세계사, 1991. 2. 김영하 등 저, 당신의 나무 : 1999년도 제44회 현대문학상 소설부분 수상작품집 - 현대문학상 수상소설집, 현대문학, 1999. 3. 이나미, 사랑의 정신분석:사랑의 독은 왜 달콤할까?, 한겨레신문사, 1999. 4-5. 현각, 만행, 하버드에서 화계사까지 1,2, 열림원, 2002. 6. 이미륵 저, 전혜린 역, 압록강은 흐른다, 범우사, 2000. 7. 이부영, 아니마와 아니무스 : 남성 속의 여성, 여성 속의 남성 , 한길사, 2001. 8. 박영호, 다석 유영모가 본 예수와 기독교, 두레, 2000. 9. 박정대 시집, 내 청춘의 격렬비열도엔 아직도 음악같은 눈이 내리지, 민음사, 2001. 10. 권혁웅 시집, 황금나무 아래서, 문학세.. 2003. 1. 4.
티롤의 일곱번째 포임레러 [2002.12.31. TUE. 티롤의 일곱번째 포임 레러~] ◈ tirol's greeting 어느새 2002년의 마지막 날입니다. 언젠가 떠날 사람이란 걸 미리 알았다고 해서 이별의 서운함이 덜하지 않듯이, 1월1일이 있으면 12월31일도 있는 게 달력인란 걸 안다고 해서 한 해를 보내는 아쉬운 마음이 덜해지진 않는가 봅니다. 하지만 생각해보면 아쉬움 없고, 후회없던 12월31일이 어디 있었나요? 매스컴에서는 '유난히도'라는 말에 유난스럽게 힘을 주어가며 올해의 '다사다난했음'을 강조해 대지만 또 '다사다난'하지 않았던 한해는 언제였습니까? 살아가는 일이란, 이쪽에서 보면 박진감 넘치는 헐리우드 블럭버스터 같기도 하고... 저쪽에서 보면 우수수 잠이 밀려드는 프랑스 예술영화 같기도 하고... 결국 그.. 2003. 1. 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