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풀포기의 노래 - 나희덕 풀포기의 노래 나희덕 네 물줄기 마르는 날까지 폭포여, 나를 내리쳐라 너의 매를 종일 맞겠다 일어설 여유도 없이 아프다 말할 겨를도 없이 내려꽂혀라, 거기에 짓눌리는 울음으로 울음으로만 대답하겠다 이 바위틈에 뿌리 내려 너를 본것이 나를 영영 눈뜰 수 없게 하여도, 그대로 푸른 멍이 되어도 좋다 네 몸은 얼마나 또 아플 것이냐 * tirol's thought 손가락에 침 묻혀 책장을 넘기는 대신 스크롤을 움직여 모니터 위의 시를 읽는다. 스크롤을 내려 마지막 행을 읽다 마음이 '쿵'소리를 내며 주저앉는 소리를 듣는다. '네 몸은 얼마나 또 아플 것이냐' 폭포를 걱정하는 바위 틈의 풀포기라니. 졌다. 폭포도 나도, 풀포기에게 졌다. 더 많이 사랑하는 자가 승자다. 2004. 7. 9.
부침개 생각 비가 계속 오네. 부침개에 막걸리 한잔 하면 딱 좋겠네. 이건 거의 조건반사야...조건반사, 난 어떻게 학습되었을까? 무조건 반산가? ▷▶ 비 오는날 생각나는 부침개... 먹고싶네 ◀◁ 재료 준비하기 정식으로 만들려면 밀가루와 물, 달걀을 배합하여 만들지만 시판하는 부침가루를 이용해도 간편하게 제 맛을 낼 수 있다. 반죽에 찹쌀가루를 살짝 섞어주면 쫄깃하게 씹히는 맛이 더욱 좋다. - 반죽의 적절한 배합 비율 - 1 부침가루 : 튀김가루 = 1:1 * 튀김가루를 넣으면 더욱 바삭한 맛을 낼 수 있다. 2 밀가루 : 부침가루 = 1:1 3 밀가루 : 물 : 달걀 = 1컵:150cc : 1개 반죽 만들기 1 반죽을 너무 많이 저으면 질겨지므로 젓가락을 이용해서 섞어준다는 기분으로 휘휘 저어준다. 2 반죽은 .. 2004. 7. 8.
달력 - 김광규 달력 김광규 TV 드라마는 말할 나위도 없고 꾸며낸 이야기가 모두 싫어졌다 억지로 만든 유행가처럼 뻔한 거짓말을 늘어놓는 글도 넌더리가 난다 차라리 골목길을 가득 채운 꼬마들의 시끄러운 달음질과 참새들의 지저귐 또는 한밤중 개짖는 소리가 마음에 든다 가장 정직한 것은 벽에 걸린 달력이고 시집을 사지 않은지가 꽤 되었다. 여기에 올리는 시들은 대부분 인터넷에서 읽은 시들이다. 최근에 올린 시들은 이정록 시인의 홈페이지(http://www.leejeonglock.com )에서 가져왔다. 홈페이지에 시를 올리기 시작한 것은 2001년 하이텔에 만든 홈페이지(http://myhome.hitel.net/~tirol )에서부터였는데 그후 다른 곳으로 홈페이지를 옮기고 스타일을 바꾸고 하면서 적지 않은 시들을 가져오.. 2004. 7. 7.
스킨 변경 스킨을 바꿨다. 내가 쓰던 녹색톤의 스킨을 너무 많은 사람들이 쓰고 있었다. 위쪽으로 달아놓았던 옛 홈페이지와 이어진 메뉴들도 갑자기 너절해보였다. 그래서 바꿨다. 2004. 7. 6.
獨居 - 이원규 獨居 이원규 남들 출근할 때 섬진강 청둥오리 떼와 더불어 물수제비를 날린다. 남들 머리 싸매고 일할 때 낮잠을 자다 지겨우면 선유동계곡에 들어가 탁족을 한다. 미안하지만 남들 바쁘게 출장 갈 때 오토바이를 타고 전국일주를 하고 정말이지 미안하지만 남들 야근할 때 대나무 평상 모기장 속에서 촛불을 켜놓고 작설차를 마시고 남들 일중독에 빠져있을 때 나는 일없어 심심한 시를 쓴다. 그래도 굳이 할 일이 있다면 가끔 굶거나 조금 외로워하는 것일 뿐 사실은 하나도 미안하지 않지만 내게 일이 있다면 그것은 노는 것이다. 시집 2003. 솔 * tirol's thought 내가 다니는 회사가 있는 여의도의 지하철 역은 깊다. 한강 밑으로 터널을 뚫었기 때문이다. 한참을 올라와야 지상이다. 출근길의 사람들은 영리하다... 2004. 7. 6.
좋은 시를 쓰기 위한 낙서 좋은 시를 쓰기 위한 낙서 오 봉 옥 1 “사랑을 하려거든 목숨바쳐라 …… 술 마시고 싶을 때 한번쯤은 목숨을 내걸고 마셔보아라.” 노래를 듣다가 문득 생각한다. 시야말로 목숨을 걸고 써야 한다는 것을. 한편의 시가 죽어가는 이를 살려낸다고 한다. 죽어가는 이를 살려낼 수 있을 정도로 강렬한, 아름다운 시를 쓰기 위해서는 뼈를 깎는 아픔이 없어서는 안된다. 시는 정말이지 그런 것이어야 한다. 시 초겨울 바람에 부르르 떨고 보니 시 쓰고 싶다 그 옛날 콜레라에 걸린 아이처럼 덕석말이로 마당 한가운데 누워 피가 질질 흐르도록 덕석만 할퀴다가 제 몸 위를 소가 쿵쿵 뛰어다니는 소리에 다시 놀라 까무러치기도 하다가 끝내는 온통 땀에 젖은 작은 몸으로 그 무서운 병을 툴툴 털고 일어나 히히 웃는 마치 그런. 2 .. 2004. 7. 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