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직서 쓰는 아침
전윤호
상기 본인은 일신상의 사정으로 인하여
이처럼 화창한 아침
사직코자 하오니
그간 볶아댄 정을 생각하여
재가해 주시기 바랍니다.
머슴도 감정이 있어
걸핏하면 자해를 하고
산 채 잡혀먹기 싫은 심정에
마지막엔 사직서를 쓰는 법
오늘 오후부터는
배가 고프더라도
내 맘대로 떠들고
가고픈 곳으로 가려 하오니
평소처럼
돌대가리 같은 놈이라 생각하시고
뒤통수를 치진 말아주시기 바랍니다.
/전윤호 시집, 연애소설, 다시, 2005/
전윤호
상기 본인은 일신상의 사정으로 인하여
이처럼 화창한 아침
사직코자 하오니
그간 볶아댄 정을 생각하여
재가해 주시기 바랍니다.
머슴도 감정이 있어
걸핏하면 자해를 하고
산 채 잡혀먹기 싫은 심정에
마지막엔 사직서를 쓰는 법
오늘 오후부터는
배가 고프더라도
내 맘대로 떠들고
가고픈 곳으로 가려 하오니
평소처럼
돌대가리 같은 놈이라 생각하시고
뒤통수를 치진 말아주시기 바랍니다.
/전윤호 시집, 연애소설, 다시, 2005/
* tirol's thought
며칠째 내년도 '목표'에 대해 생각해보고 있는 중이다.
점심을 먹다가 회사 선배들에게
'형님들의 내년도 '목표'는 뭐냐'고 물어보니까
한 사람은 '돈을 많이 버는 것',
또 한 사람도 그 비슷한 것(솔직히 기억이 잘 안난다)이라고 답한다.
그리고는 나에게 되돌아 오는 질문,
"그러는 너는?"
나는 '제대로 된 삶의 목표를 세우는 것이 목표'라고 애매하게 답한다.
목표를 생각하다가 새삼스레 깨닫는 것은
샐러리맨의 삶이란게 얼마나 취약한가 하는 점이다.
내 나름의 생의 목표를 세우기엔 제약요건들이 너무 많다.
그렇다고 그 제약요건들을 덜어내고 남는 나는 또 얼마나 앙상한지.
며칠째 내년도 '목표'에 대해 생각해보고 있는 중이다.
점심을 먹다가 회사 선배들에게
'형님들의 내년도 '목표'는 뭐냐'고 물어보니까
한 사람은 '돈을 많이 버는 것',
또 한 사람도 그 비슷한 것(솔직히 기억이 잘 안난다)이라고 답한다.
그리고는 나에게 되돌아 오는 질문,
"그러는 너는?"
나는 '제대로 된 삶의 목표를 세우는 것이 목표'라고 애매하게 답한다.
목표를 생각하다가 새삼스레 깨닫는 것은
샐러리맨의 삶이란게 얼마나 취약한가 하는 점이다.
내 나름의 생의 목표를 세우기엔 제약요건들이 너무 많다.
그렇다고 그 제약요건들을 덜어내고 남는 나는 또 얼마나 앙상한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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