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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읽어주는 남자

농담 - 이문재

by tirol 2005. 12. 21.
농담

이문재


문득 아름다운 것과 마주쳤을 때
지금 곁에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 하고
떠오르는 얼굴이 있다면 그대는
사랑하고 있는 것이다
그윽한 풍경이나 제대로 맛을 낸 음식 앞에서
아무도 생각하지 않는 사람
그 사람은 정말 강하거나
아니면 진짜 외로운 사람이다
종소리를 더 멀리 내보내기 위하여
종은 더 아파야 한다


* tirol's thought

가끔씩 사소한 문제로 아내와 다툰다.
돌아서 가만히 마음 속을 들여다 보면
미안함과 야속함이 내 속에서 다툰다.
'종소리를 더 멀리 내보내기 위하여
종은 더 아파야 한다'

는 사실쯤은 나도 알고 있다.
아주 잘 알고 있다.
'안다는 것'과 '산다는 것'이 거리는 얼마나 먼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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