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성·100
김영승
연탄 장수 아저씨와 그의 두 딸이 리어카를 끌고 왔다.
아빠, 이 집은 백장이지? 금방이겠다, 머.
아직 소녀티를 못 벗은 그 아이들이 연탄을 날라다 쌓고 있다.
아빠처럼 얼굴에 껌정칠도 한 채 명랑하게 일을 하고 있다.
내가 딸을 낳으면 이 얘기를 해주리라.
니들은 두 장씩 날러
연탄 장수 아저씨가 네 장씩 나르며 얘기했다.
<김영승, 반성, 민음사, 1987>
* tirol's thought
아들에게 이 얘기를 해주고 그림으로 그려보라고 하면 어떤 그림을 그릴까?
연탄, 리어카, 얼굴에 껌정칠을 한 아이들, 연탄 장수 아저씨...
아들은 연탄집게가 어떻게 생겼는지도 모르고, 연탄을 어떻게 쌓아두는지도 모를 것이다.
그래도 '니들은 두 장씩 날러'라는 말 속에 담겨있는 아저씨의 마음은 알지 않을까?
아들이 연탄 장수 아저씨네 딸들처럼 명랑하고 낙천적인 아이로 자랐으면 좋겠다, 부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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