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뜻한 가족
김후란
하루해가 저무는 시간
고요함의 진정성에 기대어
오늘의 닻을 내려놓는다
땀에 젖은 옷을 벗을 때
밤하늘의 별들이 내 곁으로 다가와
벗이 되고 가족이 된다
우연이라기엔 너무 절실한 인연
마음 놓고 속내를 나눌 사람
그 소박한 손을 끌어안는다
별들의 속삭임이 나를 사로잡을 때
어둠을 이겨낸 세상은 다시 열려
나는 외롭지 않다
언젠가는 만날 날이 있을 것으로 믿었던
그대들 모두 은하(銀河)로 모여들어
이 밤은 우리 따뜻한 가족이다
<김후란, 노트북 연서, 시인생각, 2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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