燈明洛迦寺 못 가 보았네
이진명
저 멀리 바다 언덕
해송숲에 가린
등명락가사 갔다와 본 이들은
모두가 입을 모아 소리한다
아, 거긴 정말, 정말 거긴
거기는 꼭, 다시 한 번 꼬옥
부신 등을 금방 켠 듯 눈에 부신 등빛을 담고
잘 알려지지 않은 거기를 다시 꿈꾼다
등명락가사 갔다와 보지 못한 나는
무슨 큰 어두움에 몰리듯
부신 등빛 괴로워한다
흔들리며 흔들리며 등명락가사를 외운다
깊은 바다를 옆에 끌고 억겁을 일어서는 燈明樂
아니다, 우연한 여름날
뜨거운 햇살의 소용돌이 속에 눈감아
나도 등명락가사를 갔다와 본 적이 있다
검게 이운 해송숲 고속도로
바다쪽으로 돌며 꺾어진 뜻밖의 작은 길 하나
비치는 옷처럼 암벽이 드러나고
암벽 자락에 파란 숨은꽃처럼
마법처럼
<이진명, 단 한 사람, 열림원, 2004>
* source: m.blog.naver.com/han_1957/14005207687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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