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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읽어주는 남자

가족 - 김후란

by tirol 2021. 2. 21.

가 족

김후란


거치른 밤
매운 바람의 지문이
유리창에 가득하다
오늘도 세상의 알프스산에서
얼음꽃을 먹고
무너진 돌담길 고쳐 쌓으며
힘겨웠던 사람들
그러나 돌아갈 곳이 있다
비탈길에 작은 풀꽃이
줄지어 피어 있다
멀리서
가까이서
돌아올 가족의 발자국 소리가
피아니시모로 울릴 때
집안에 감도는 훈기
기다리는 사람이 있다.

* source: m.blog.daum.net/barbara50/74769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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