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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읽어주는 남자

나는 내가 좋다 - 문태준

by tirol 2019. 11. 16.

나는 내가 좋다

 

문태준

 

 

나의 안구에는 볍씨 자국이 여럿 있다

예닐곱살 때에 상처가 생겼다

어머니는 중년이 된 나를 아직도 딱하게  건너다보지만

나는 내가 좋다

볍씨 자국이 선명하게 나 있는 나의 눈이 좋다

물을 실어 만든 촉촉한 못자리처럼

눈물이 괼 줄을 아는 나의 눈이 좋다

슬픔을 싹 틔울 줄 아는 내가 좋다

 

<문태준, 우리들의 마지막 얼굴, 창비, 2015>

 

tirol's thouht

 

어떻게 살아야

언제쯤

'나는 내가 좋다'라고

고백을 할 수 있을까

시인의 안구에 있는 볍씨 자국 같은

내 안의 상처들

하나 둘 셋 헤아리다가

그만 두었다

아직 멀구나

'나는 내가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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