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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읽어주는 남자

겨울밤 - 박용래

by tirol 2018. 1. 8.

겨울밤


박용래



잠 이루지 못하는 밤 고향집 마늘밭에 눈은 쌓이리.

잠 이루지 못하는 밤 고향집 추녀밑 달빛은 쌓이리.

발목을 벗고 물을 건너는 먼 마을.

고향집 마당귀 바람은 잠을 자리.


<1953.12>



* tirol's thought


내 고향 충주는 '시'이기는 하지만 

집 뒷편으로 텃밭이 있는 집들도 꽤 있었다. 

어느 겨울밤

그 텃밭에 쌓이던 눈, 오래된 지붕 추녀 밑에 쌓이던 달빛, 

고드름, 하얀 입김, 눈을 밟을 때 나는 뽀드득 소리, 메밀묵과 찹쌀떡을 외치는 소리...

그림처럼 떠오르는 기억들

막상 그림으로 그려놓으면 쉽게 성에 찰 것 같지는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