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엘리카 소네트 83번
브루크 풀크 그레빌 남작
죽음 속에서 삶이 무엇인지 찾으려 하는 자는
그것이 한때 숨결이었던 바람이란 걸 알게 된다.
새로운 이름은 아직 알려지지 않았고,
오래된 이름은 이미 사라졌다.
세월은 육신을 쓰러뜨리지만, 영혼은 죽지 않는다.
독자여! 생전에 서둘러
영원으로 발길을 들여놓으라
Caelica 83
Baron Brooke Fulke Greville
You that seek what life is in death,
Now find it air that once was breath.
New names unknown, old names gone:
Till time end bodies, but souls none.
Reader! then make time, while you be,
But steps to your eternity.
* tirol's thought
폴 칼라니티 Paul Kalanithi의 '숨결이 바람될 때 When Breath Becomes Air'를 읽었다.
이 시는 책의 맨 앞에 나오는 소네트. 2행에서 책 제목이 나왔을 것이다.
여러 사람들이 권한, 너무 유명한 책이라 오히려 선뜻 집어들기가 내키지 않았던 책인데
읽고 나니 나도 주변 사람들에게 권하고 싶어졌다.
서른 여섯에 폐암으로 세상을 떠난 신경외과 의사 폴의 마지막 시간들이 선명하게 감동적으로 새겨진 책이다.
항암치료를 받으시던 어머니 생각이 나서 책을 읽다가 잠깐씩 멈추어야만 했다.
모습은 달라졌으나 어딘가에 존재하고 있을 그리운 이들의 숨결을 그리며
얼굴을 스치는 바람을 새삼스레 들이 마셔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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