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늦여름 백일홍 지고나면 가을 오나 했는데 가을이 급한 건가 백일홍이 더딘건가 아침에 입은 긴팔 점심엔 덥긴 하더라 2023. 9. 25.
파어린 시절 국에서 건져낸파의 복수인가남들은 식은 국 넘기듯 후루룩 파를 잘도 하던데드라이버 잘 맞으면 아이언이 삐끗아이언 잘 맞으면어프로치 철퍼덕어프로치 제대로면짧거나 긴 퍼팅파 건져 보겠다고밥상 위에 젓가락 맞추듯 타아탁 골프채 두드리며상 받고 상 물리니벌써 십팔 홀남들은 식은 죽 먹듯파도 하고 버디도 하던데파도 못 건지고양파만 수두룩한 내 밥상앞으로 먹나봐라짜장면 먹을 때 양파 2023. 8. 5.
해저드 해저드눈을 감고 치면 좀나으려나없는 것과 없다고 치는 것 사이는얼마나 먼가마음과몸 사이의 거리는 또얼마나 먼가공은 공이고 나는 나건만내가 치는 공이 어쩌자고나처럼 물을 두려워하는가이번엔 건너보자없다고 치고눈감았다 치고힘빼고 빽 부드럽게 딱한 뼘이 모자라네물 속으로 꼬르륵공은 물을 두려워하는게 아니라사랑하는 건지도 몰라물이 공을 부르는 건지도 몰라노래하는 세이렌처럼다음엔 귀를 막고 쳐볼까그러면 좀 나을까그나저나 해저드티는 어딘가저 물을 보고 다시 한번 치라고? 2023. 8. 5.
슬라이스 슬라이스꿀을 발라놨나지남철을 붙여놨나천관녀의 집을 찾아가는김유신의 말도 아니고자알 나가는 것 같다가결국 오른쪽 그것도 오비힘을 주고 쳐봐도 힘을 빼고 쳐봐도왼발 위치를 옮겨봐도그립을 바꿔 잡아봐도소용없다 젠장아예 방향을 좀 바꿔봐그렇다고 말도 안되게 왼쪽을 볼 수는 없잖아딱 맞혀서 똑 바르게 보내는 게뭐 그렇게 어려운 거라고자 그래도 다시 한번숨을 가다듬고 천천히에에델바아이스 딱어어어 이번엔 왼쪽흰 말뚝 너머로 날아간 공이번 홀은 왼쪽이 오비 오른쪽이 해저드라네그래도 혹시 모르니한번만 더 쳐보면 안될까 2023. 7. 25.
11월의 나무 - 황지우 11월의 나무 황지우 11월의 나무는, 난감한 사람이 머리를 득득 긁는 모습을 하고 있다 아, 이 생이 마구 가렵다 주민등록번호란을 쓰다가 고개를 든 내가 나이에 당황하고 있을 때, 환등기에서 나온 것 같은, 이상하게 밝은 햇살이 일정 시대 관공서 건물 옆에서 이승 쪽으로 측광을 강하게 때리고 있다 11월의 나무는 그 그림자 위에가려운 자기 생을 털고 있다 나이를 생각하면 병원을 나와서도 병명을 받아들일 수 없는 사람처럼 내가 나를 받아들이지 못하고 있다 11월의 나무는 그렇게 자기를 받아들이지 못하고 있다 나는 등뒤에서 누군가, 더 늦기 전에 준비하라고 말하는 소리를 들었다고 생각했다 * tirol's thought 겨울이 머지 않은 11월머리를 득득 긁는 사람 같이 서 있는 나무그 나무처럼 난감한 .. 2022. 11. 18.
우리들의 시간 - 박경리 우리들의 시간 박경리  목에 힘주다 보면 문틀에 머리 부딪혀 혹이 생긴다 우리는 아픈 생각만 하지 혹 생긴 연유를 모르고 인생을 깨닫지 못한다 낮추어도 낮추어도 우리는 죄가 많다 뽐내어본들 도로무익(徒勞無益) 시간이 너무 아깝구나  tirol's thought 목에 힘주고 다니다 머리를 부딪혀 혹이 생긴 자들이자꾸만 부딪히다 보니 혹이 단단해져 뿔이 된 건 아닐까반성은 커녕...깨달음은 무슨...혹에 혹이 더해져 단단해진, 도깨비뿔을 단 자들. 혹이 뿔이 되기 전에 반성을 하자'낮추어도 낮추어도/ 우리는 죄가 많다'나도 그렇다. 2022. 11. 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