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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읽어주는 남자

by tirol 2023. 8. 5.




어린 시절 국에서 건져낸
파의 복수인가

남들은 식은 국 넘기듯
후루룩 파를
잘도 하던데

드라이버 잘 맞으면
아이언이 삐끗
아이언 잘 맞으면
어프로치 철퍼덕
어프로치 제대로면
짧거나 긴 퍼팅

파 건져 보겠다고
밥상 위에 젓가락 맞추듯
타아탁 골프채 두드리며
상 받고 상 물리니
벌써 십팔 홀

남들은 식은 죽 먹듯
파도 하고 버디도 하던데

파도 못 건지고
양파만 수두룩한 내 밥상

앞으로 먹나봐라
짜장면 먹을 때 양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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