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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읽어주는 남자

티롤의 첫번째 포임레러

by tirol 2002. 11. 27.
제 홈피에 글을 남겨주신 분들께
포임레러를 발송하고 있습니다.
어제 네번째 메일을 발송했는데
한 친구가 왜 그 메일 내용은 홈피에 안 올리냐는 지적이 있어 이렇게 올립니다.
혹시 포임레러를 못받아보신 분이나
받아보고 싶으신 분이 있으시면
제게 메일을 주시거나 이 게시판에 글을 남겨주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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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rol's greeting
안녕하세요, 티롤입니다.
외로워서 그런가?
어제 뜬금없이 제 홈피[http://tirol.wo.to]를 드나드는 사람들에게 메일링 서비스를 하면 어떨까 하는 생각을 해 봤습니다.
후배 K에게서 매일 시를 보내주는 사이트가 있다는 얘기를 들은 것도 있고 해서...
매일은 아니더라도 가끔 올리는 시들이나 홈피 업데이트 소식을 메일로 보내볼까 합니다.
"난 시, 싫어한다" "내가, 니 홈피 업데이트 소식이 왜 궁금하니?"
이런 분들은 수신거부 메일을 보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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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oday's poem

어느 맑고 추운 날

박정대


이제는 쓰지 않는 오래된 옹기 위에
옥잠화가 심어진 토분을 올려놓아 보네
맑은 가을 하늘 어딘가에
투명한 여섯 줄의 현이 있을 것만 같은 오후
생각해보면, 나를 스쳐간 사랑은 모두
너무나 짧은 것들이어서
옹골찬 옹기 같은 내 사랑은
왜 나에게 와서 머물지 않았던 것인가
안타까워지는 이 오후에
햇살과 바람이 연주하는
내 기타 소리는 너무나 낡고 초라하지만
나는 찢어진 청바지를 입고
슬리퍼를 직직 끌며
온몸으로 그대에게로 가네
이제는 떠나지 못하게
오래된 옹기 위에 묵직한 토분을 올려놓으며
정성스레 물을 주고 있네
그대는 옹기, 나는 토분
이렇게 우리 옹기종기 모여
추운 한 시절 견디며
킬킬대고 있네
햇살 두툼한 오후를 껴입고 나와 앉아
옹기 위에 토분을 올려 놓으며, 근사하다고
우리의 삶도 이만큼 근사해졌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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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rol's Homepage Update
1. Essay
 - [Day By Day] 하루하루 느끼는 단상들. 애초에는 매일 올리려고 했는데 잘 안되더라구요.
 - [여행] 여름휴가 이야기, 주말에 다녀온 절집 사진들.
 - [사진] 디지털 카메라로 찍은 사진들. 사진기는 Olympus 200-Z를 쓰고 있어요.

2. Faith
 - 매일 닭묵("닭살돋는 묵상"이라는 cartoon)을 보는데 가끔 마음에 와 닿는 묵상들이 있으면 간혹(?) 올리고 있는 중.

3. Music
- 가장 최근에 올린 곡은 J.D.Souther의 "You're only lonel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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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losing
오늘은 여기까지만 하겠습니다.
얼마나 자주 보낼 수 있을지...
가능한 자주 보낼 수 있도록 노력할 생각입니다.
시집도 더 자주 찾아 읽고요.
주말에 날씨가 추워진다고 하니
모두들 감기조심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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