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나리
이은상
매화꽃 졌다 하신 편지를 받자옵고
개나리 한창이라 대답을 보내었소
둘이 다 봄이란 말은,
차마 쓰기 어려워서
* tirol's thought
대학시절,
좋아하던 여학생에게 용기를 내어 편지를 썼는데
이렇다 저렇다 아무 얘기도 없이
덜렁 시 한편을 답장으로 받은 기억이 난다.
그때 그 답장에 있던 시가 바로 이 시.
그때는 뭘 그리 에둘러가며 조심을 했었던 것인지...
(하긴 직접 보고 얘길하면 될 걸 뭔 편지를 -_-;; )
그래도 봄이 되고 개나리가 피면,
가슴 두근거리며 편지를 쓰던 그 시절의 봄밤이,
그녀의 애매한 태도에 괴로워하며 반복해서 읽던 이 시가
생각나곤 한다.
'시 읽어주는 남자' 카테고리의 다른 글
길은 광야의 것이다 - 백무산 (0) | 2017.05.11 |
---|---|
서시 - 한강 (7) | 2017.04.26 |
이마 - 허은실 (2) | 2017.03.16 |
나는 이제 이별을 알아서 - 문태준 (0) | 2017.03.06 |
도토리 두 알 - 박노해 (2) | 2017.03.0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