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사노라면

인용의 함정

by tirol 2011. 4. 20.
"성공이란 자주 많이 웃는 것. 현명한 이들에게서 존경을 받고 아이들로부터는 사랑을 받는 것. 정직한 비평에 감사하고 친구의 배반을 참아내는 것. 아름다운 것이 무엇인지 알고 다른 사람이 갖고 있는 좋은 점을 찾아내는 것. 건강한 아이를 낳고 작은 정원을 만들고 보다 나은 사회환경을 만드는 것과 같이 세상을 조금이라도 더 살기 좋은 곳으로 남기고 떠나는 것. 내가 한때 이곳에 살았음으로 해서 단 한 사람의 인생이라도 행복해지는 것. 이것이 진정한 성공이다."

HRD 분야에서 유명한 S교수의 책을 읽다가 Ralph Waldo Emerson의 글이라고 인용된 이 글을 읽었다. 과연 그럴까? 원문과 출처를 찾아보려고 구글링을 해보니 외국 사이트에도 역시 Emerson의 말이라고 되어 있는 곳이 많았다. 주로 유명한 인용구(quotes)들을 모아놓은 사이트들인데 이상한 건 출처가 없다는 것이다. 그래서 좀더 검색을 하다가 이런 웹페이지를 찾았다. http://goo.gl/TYRsv 이 페이지의 주인장이 말하는 바는 'Emerson의 저작을 아무리 찾아봐도 이 글의 출처를 찾을 수 없다'는 것이다. 오히려 정확히 일치하지는 않지만 Bessie Stanley라는 사람의 글이 이 인용문의 원 출처일 가능성을 제시하고 있는데 직접 읽어보니 유사하다.

트위터나 페이스북을 돌아다니다 보면 멋진 인용구들을 많이 접하게 된다. 글을 쓸 때 그런 말들을 인용하고 싶어지기도 한다. 하지만 이와 유사한 경우가 있을 수도 있다는 점을 유의해야 할 것 같다. 꼭 학문적인 글이 아니더라도 내가 직접 읽은 글이 아닌 누군가의 글을 2차적으로 인용할 때는 말이다. 

'사노라면' 카테고리의 다른 글

휴면  (0) 2013.10.17
잃었다 다시 찾은 블로그  (2) 2011.06.06
시월이 없었다면  (0) 2008.10.24
첫 수업  (8) 2007.09.07
수염 기르기  (3) 2007.09.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