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후 다섯 시
-고, 박찬시인 영전에
문인수
내가 한 쪽으로 기우뚱, 할 때가 있다.
부음을 듣는 순간 더러 그렇다.
그에게 내가 지긋이 기대고 있었다는 것 아닌가, 그가 갑자기
밑돌처럼 빠져나간 것이다. 나는 지금
오랜 세월 낡은 읍성 같다.
“조금 전, 오후 다섯 시에 운명했습니다.” 2007년 1월 19일.
그의 이마 쪽 초록 머리카락 한 줌,
염색이 아니라 섣달
시린 바람 아래 웬 생풀처럼 나부낀다.
도대체, 인생이 어디 있나, 있긴 있었나 싶을 때가 있다.
나 허물어지는 중에 장난치듯
한 죽음이 오히려 생생할 때 그렇다.
* tirol's thought
이메일로 받아보는 정혜신 박사의 그림에세이에서 이 시의 첫 행을 읽었다.
'기우뚱' 정도가 아니라,
전 존재가 주저앉는 느낌으로 오늘 하루를 보냈을 사람들을 생각하니
이 시가 되려 호사스럽게까지 읽힌다.
그동안 의식하지 못했던
'내가 지긋이 기대고' 있는 사람들의 얼굴을 떠올려 본다.
나를 '밑돌'처럼 받쳐주고 있는 사람들.
나는 누구의 밑돌이 되고 있는가.
* source: http://goo.gl/XuSCG
이메일로 받아보는 정혜신 박사의 그림에세이에서 이 시의 첫 행을 읽었다.
'기우뚱' 정도가 아니라,
전 존재가 주저앉는 느낌으로 오늘 하루를 보냈을 사람들을 생각하니
이 시가 되려 호사스럽게까지 읽힌다.
그동안 의식하지 못했던
'내가 지긋이 기대고' 있는 사람들의 얼굴을 떠올려 본다.
나를 '밑돌'처럼 받쳐주고 있는 사람들.
나는 누구의 밑돌이 되고 있는가.
* source: http://goo.gl/XuSC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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