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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읽어주는 남자

빈집 - 기형도

by tirol 2001. 9. 16.
빈집

기형도


사랑을 잃고 나는 쓰네

잘 있거라, 짧았던 밤들아
창밖을 떠돌던 겨울 안개들아
아무것도 모르던 촛불들아, 잘 있거라
공포를 기다리던 흰 종이들아
망설임을 대신하던 눈물들아
잘 있거라, 더 이상 내 것이 아닌 열망들아

장님처럼 나 이제 더듬거리며 문을 잠그네
가엾은 내 사랑 빈 집에 갇혔네



'문학과 지성'시인선80. 기형도 시집 '입속의 검은 잎' 77p.

* tirol's thought

94.05.20. 13:25 청주행 승차권(승객용). 좌석번호 1.
/1990.5,21.奎/015-241-0797.박상준/특별써비스권, 하트프라자 노래방/42p. '물 속의 사막'이란 시 제목에 동그라미/17p. '조치원'이라는 시 다섯번째 줄 '젖은 담배 필터 같은 기침 몇 개를'이란 부분에 밑줄./빈 집에 갖힌 내 사랑. 내 청춘. 내 기억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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