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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읽어주는 남자

봄비 - 이수복

by tirol 2010. 3. 31.

봄비

이수복


이 비 그치면
내 마음 강나루 긴 언덕에
서러운 풀빛이 짙어 오것다.

푸르른 보리밭 길
맑은 하늘에
종달새만 무어라고 지껄이것다.

이 비 그치면
시새워 벙글어질 고운 꽃밭 속
처녀애들 짝하여 새로이 서고,

임 앞에 타오르는
항연(香煙)과 같이
땅에선 또 아지랭이 타오르것다.


* tirol's thought

이제 더 이상 눈은 없겠지.

언제부터가 봄이고
어디까지가 봄인가.

분명한 건 하나,
이 비는 봄비.

PS: 마지막연에 '아지랭이'가 맞는 건지 잘 모르겠다. 인터넷에 올려져 있는 시들을 많이 찾아봤는데 어떤 곳엔 '아지랭이'로 어떤 곳엔 '아지랑이'로 되어 있다. 예전에 교과서에도 실렸던 시라고 하니 찾아보고 싶은데, 혹시 정확한 확인이 가능한 분 계시면 댓글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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