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지씨
이진우
가슴살이 흘러
허리에서 잠깐 멈춘 것뿐인데
십년 넘게 입는 바지씨가
냉정하게 허리를 조이신다
과식도 몰랐고 탐식도 몰랐다
다이어트도 모르고 조깅도 몰랐다
술을 마실 때 안주에는 손도 대지 않았다
조금 먹고 조금 버리고 조금 싸고
조금 벌고 조금 쓰고
조금조금 조심하며 살았다
결혼하고 아이 둘 낳고
학부형이 된 세월 동안
바지는 늘 28인치
무거운 것은 아래로 흐르는 법
가슴살이 허리를 지나고 허벅지를 지나
땅에 닿고 땅 속까지 파고드는 날이 오면 알겠지
내 욕심의 무게
바지씨,
사정도 없이 허리를 조르신다
* source : http://www.winterindia.co.kr
이진우
가슴살이 흘러
허리에서 잠깐 멈춘 것뿐인데
십년 넘게 입는 바지씨가
냉정하게 허리를 조이신다
과식도 몰랐고 탐식도 몰랐다
다이어트도 모르고 조깅도 몰랐다
술을 마실 때 안주에는 손도 대지 않았다
조금 먹고 조금 버리고 조금 싸고
조금 벌고 조금 쓰고
조금조금 조심하며 살았다
결혼하고 아이 둘 낳고
학부형이 된 세월 동안
바지는 늘 28인치
무거운 것은 아래로 흐르는 법
가슴살이 허리를 지나고 허벅지를 지나
땅에 닿고 땅 속까지 파고드는 날이 오면 알겠지
내 욕심의 무게
바지씨,
사정도 없이 허리를 조르신다
* source : http://www.winterindia.co.kr
* tirol's thought
한번 불어난 살은 좀체로 빠질 줄을 모른다.
늘어난 뱃살을 보고 손짓하는 사람들에게
'가슴살이 흘러내려' 그렇게 된 거라고 농담을 건네기도 해보지만
(시인도 나같은 농담을, 아니 내가 시인과 같은 농담을 하다니, 신기허다)
냉정한 바지씨가 허리를 조일때마다
나또한 솔직히 인정할 수 밖에 없다.
'내 욕심의 무게'
한번 불어난 살은 좀체로 빠질 줄을 모른다.
늘어난 뱃살을 보고 손짓하는 사람들에게
'가슴살이 흘러내려' 그렇게 된 거라고 농담을 건네기도 해보지만
(시인도 나같은 농담을, 아니 내가 시인과 같은 농담을 하다니, 신기허다)
냉정한 바지씨가 허리를 조일때마다
나또한 솔직히 인정할 수 밖에 없다.
'내 욕심의 무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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