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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읽어주는 남자

담장이 넝쿨 - 권대웅

by tirol 2004. 12. 1.
담장이 넝쿨

권대웅


김과장이 담벼락에 붙어있다
이부장도 담벼락에 붙어있다
서상무도 권이사도 박대리도 한주임도
모두 담벼락에 붙어있다

떨어지지 않으려고 악착같이
밀리지 않으려고
납작 엎드려 사력을 다해
견뎌내는 저 손
때로 바람채찍이 손등을 때려도
무릎팍 가슴팍 깨져도
맨손으로 암벽을 타듯이
엉키고 밀어내고 파고들며
올라가는 저 생존력

모두가 그렇게 붙어 있는 것이다
이 건물 저 건물
이 빌딩 저 빌딩
수많은 담벼락에 빽빽하게 붙어
눈물나게
발악을 하고 있는 것이다

Tracked from http://blog.naver.com/gulsame/40008412474


* tirol's thought

강과장도 담벼락에 붙어있다
원부장도 담벼락에 붙어있다
정차장도 김계장도 조대리도 이대리도
모두 담벼락에 붙어있다

뭘 위해서

모두가 이렇게 붙어 있는 것이냐
이 건물 저 건물
이 빌딩 저 빌딩
수많은 담벼락에 빽빽하게 붙어
눈물나게
발악을 하고 있는 것이냐

떨어지지 않으려고
밀리지 않으려고
엉키고 밀어내고 파고들고

도대체
뭘 위해서
이러고 있는것이냐

생존?
무엇을 위한 생존?

담쟁이 넝쿨 목에 감긴 것처럼
숨 막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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