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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읽어주는 남자

내리는 눈발 속에서는 - 서정주

by tirol 2001. 9. 12.
내리는 눈발 속에서는

서정주


괜 찬 타 ....
괜 찬 타 ....
괜 찬 타 ......
괜 찬 타 .....
수부룩이 내려오는 눈발속에서는
까투리 메추래기 새끼들도 깃들이어 오는 소리.‥‥‥
괜찬타... 괜찬타 ... 괜찬타..괜찬타 ...
폭으은히 내려오는 눈발속에서는
낯이 붉은 處女아이들도 깃들이어 오는 소리. ‥‥‥
울고
웃고
수구리고
새파라니 얼어서
運命들이 모두 다 안끼어 드는 소리. ‥‥‥

큰놈에겐 큰눈물 자죽, 작은놈에겐 작은 웃음 흔적,
큰이얘기 작은이얘기들이 오부록이 도란그리며 안끼어 오는
소리. ‥‥‥

괜찬타 ‥‥‥
괜찬타 ‥‥‥
괜찬타 ‥‥‥
괜찬타 ‥‥‥

끊임없이 내리는 눈발속에서는
山도 山도 靑山도 안끼어 드는 소리. ‥‥‥


* tirol's thought

그래, "괜찬타....." 세상에 괜찮지 않을 일이 얼마나 되랴.
꼭 눈오는 날이 아니어도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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