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시 읽어주는 남자

겨울 강에서 - 정호승

by tirol 2006. 1. 5.
겨울 강에서

정호승


흔들리지 않는 갈대가 되어
겨울 강 강언덕에 눈보라 몰아쳐도
눈보라에 으스스 내 몸이 쓰러져도
흔들리지 않는 갈대가 되리
새들은 날아가 돌아오지 않고
강물은 흘러가 흐느끼지 않아도
끝끝내 흔들리지 않는 갈대가 되어
쓰러지면 일어서는 갈대가 되어
청산이 소리치면 소리쳐 울리

/정호승 시집, 슬픔이 기쁨에게, 창비, 1979/


* tirol's thought

출근 길에 보니 강남교보문고 벽에 걸린 글판이 바뀌었다.
어디서 나온 글인가 찾아보니 정호승의 시다.

그런데 흔들리지 않는 갈대가 되겠다고 얘기하는 것이 맞나?
흔들리기 싫다고 흔들리지 않을 수 있으면 갈대가 아니지 않을까?


[2005.12.1-2006.3.7]

'시 읽어주는 남자' 카테고리의 다른 글

설날 아침에 - 김종길  (0) 2006.01.29
물귀신 - 전윤호  (0) 2006.01.11
불 꺼진 하얀 네 손바닥 - 장석남  (1) 2006.01.03
눈먼 무사 - 박정대  (1) 2005.12.28
A Drinking Song - Yeats  (4) 2005.12.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