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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읽어주는 남자

황금여울 - 권대웅

by tirol 2008. 3. 19.
황금여울

권대웅


네 눈 속 깊은 곳에
참고 있던 맑은 눈물이 흘러서
봄날 환한 햇빛 위를 날아가네
아 눈부셔라
수정처럼 투명한 네 눈물이 햇빛과 만나는
저 슬픔이 눈부셔
새들은 그 공중을 지나가다가
그만 눈이 멀어버렸네

/권대웅 시집, 조금 쓸쓸했던 생의 한때, 문학동네, 2003/

* tirol's thought

건물 유리창에 비친 햇빛 눈부셔
얼굴 찡그린다
내 눈과 빛이 만나는
좁은 각도와 짧은 시간 그리고
섬광처럼 스치는 비유
당신과 나와 눈물과 새들
이어질 듯 끊어질 듯
흔들리는 길을 서성이다
길을 잃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