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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읽어주는 남자

해마다 봄이 되면 - 조병화

by tirol 2006. 3. 14.
해마다 봄이 되면

조병화


해마다 봄이 되면
어린 시절 그분의 말씀
항상 봄처럼 부지런해라.
땅 속에서, 땅 위에서
공중에서
생명을 만드는 쉼 없는 작업
지금 내가 어린 벗에게 다시 하는 말이
항상 봄처럼 부지런해라.

해마다 봄이 되면
어린 시절 그분의 말씀
항상 봄처럼 꿈을 지녀라.
보이는 곳에서
보이지 않는 곳에서
생명을 생명답게 키우는 꿈
봄은 피어나는 가슴
지금 내가 어린 벗에게 다시 하는 말이
항상 봄처럼 꿈을 지녀라.

오,해마다 봄이 되면
어린 시절 그분의 말씀
항상 봄처럼 새로워라.
나뭇가지에서, 물 위에서, 둑에서
솟는 대지의 눈
지금 내가 어린 벗에게 하는 말이
항상 봄처럼 새로워라


* tirol's thought

요 며칠 세차게 바람이 불었다.
제 아무리 거세도
봄바람은 봄바람인지라
바람 끝이 맵지는 않았다.

오후에
영등포에 있는 연수실에 다녀오면서 보니
강남 교보문고의 글판에도 봄이 왔다.


[2006.3.6 - 5.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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