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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읽어주는 남자

조용한 일 - 김사인

by tirol 2007. 8. 22.

조용한 일

김사인


이도 저도 마땅치 않은 저녁
철이른 낙엽 하나 슬며시 곁에 내린다

그냥 있어볼 길밖에 없는 내 곁에
저도 말없이 그냥 있는다

고맙다
실은 이런 것이 고마운 일이다


/김사인 시집, 가만히 좋아하는 창비시선 262, 창비, 2006년 04월/


* tirol's thought

어제 저녁에,
차를 타고 집에 오다가 라디오에서 우연히 들었다.

해야할 것 같은 일도 많고
하라는 일도 많은 세상에서
그냥 말없이 곁에 있는 것,
실은 그런 게 고마운 일이라고 말해주는
시인이 고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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