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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그만 사랑 노래

황동규


어제를 동여맨 편지를 받았다
늘 그대 뒤를 따르던
길 문득 사라지고
길 아닌 것들도 사라지고
여기저기서 어린 날
우리와 놀아 주던 돌들이
얼굴을 가리고 박혀 있다.
사랑한다 사랑한다, 추위 가득한 저녁 하늘에
찬찬히 깨어진 금들이 보인다
성긴 눈 날린다
땅 어디에 내려앉지 못하고
눈 뜨고 떨며 한없이 떠 다니는
몇 송이의 눈.


* tirol's thought

날이 많이 춥다.
(나는 보지 못했지만)
지난 일요일 새벽엔 서울에 첫 눈이 왔다고 한다.
(나만 그런지 모르겠지만)
추위는 몸을 움츠리게 만들고
지난 일들을 떠올리게 만든다.
아주 오래 전,
추위 가득한 저녁 하늘의 기억들.
장면들이 명료하게 떠오르진 않지만
느낌은 오히려 생생하다.
외롭고 쓸쓸했던 날,
한 모금의 따뜻한 술처럼
읽히던 싯구절들.
세월이 많이 흘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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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 프로필사진 redboots 엊그젠 32.5도의 해변에서 가을 시를 읽었는데
    오늘은 첫눈 시를 읽는군요.
    시린 저녁 하늘에 내리는 눈이 파랬던 걸로 기억납니다.
    2009.11.16 16:43
  • 프로필사진 tirol 32.5도의 해변에서 가을 시를 읽는 기분은
    어떨까 생각해 봅니다.

    예전엔 어떤 계절이 좋으냐는 질문을 받으면
    가을이나 겨울이라고 답하는 경우가 많았는데
    점점 봄이나 여름이 좋아집니다.

    물론 그래도 술 마시기엔,
    가을이나 겨울이 제격이지요.

    좀더 나이가 들면
    봄은 봄대로, 가을은 가을대로
    여름은 여름대로, 겨울은 겨울대로
    그냥 좋다고 얘기할 수 있는
    그런 날이 올까요?
    2009.11.16 18: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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