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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읽어주는 남자

게 - 권대웅

by tirol 2005. 5. 17.


권대웅


바다는 언제나 정면인 것이어서
이름 모를 해안하고도 작은 갯벌
비껴서 가는 것들의 슬픔을 나는 알고 있지
언제나 바다는 정면으로 오는 것이어서
작은 갯벌 하고도
힘없는 모래 그늘.


* tirol's thought

정공법을 좋아한다고, 무릇 그래야 한다고 생각해왔지만, 그건 내가 감내할 수 있을만한 것들인 경우에 그런 것이고, 언제나 정면으로 우리를 압도하는 생 앞에서 게처럼 슬금슬금 비껴가며 살아가는 나를 읽는다. 슬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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