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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읽어주는 남자

가을 - 최승자

by tirol 2006. 8. 31.
가을

최승자


세월만 가라, 가라, 그랬죠.
그런데 세월이 내게로 왔습디다.
내 문간에 낙엽 한 잎 떨어뜨립디다.

가을입디다.

그리고 일진광풍처럼 몰아칩디다.
오래 사모했던 그대 이름
오늘 내 문간에 기어이 휘몰아칩디다.

/ 최승자, '내 무덤, 푸르고', 문학과 지성사,2001/


* tirol's thought

8월의 마지막 날이다.
올 여름은 유난히도 길었던 것 같다.
8월이 가고 9월이 온다고
갑자기 가을이 되는 건 아니겠지만
그래도 마음의 문간엔 벌써
낙옆 한 잎 떨어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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