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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승2

반성 100 - 김영승 반성·100 김영승 연탄 장수 아저씨와 그의 두 딸이 리어카를 끌고 왔다. 아빠, 이 집은 백장이지? 금방이겠다, 머. 아직 소녀티를 못 벗은 그 아이들이 연탄을 날라다 쌓고 있다. 아빠처럼 얼굴에 껌정칠도 한 채 명랑하게 일을 하고 있다. 내가 딸을 낳으면 이 얘기를 해주리라. 니들은 두 장씩 날러 연탄 장수 아저씨가 네 장씩 나르며 얘기했다. * tirol's thought 아들에게 이 얘기를 해주고 그림으로 그려보라고 하면 어떤 그림을 그릴까?연탄, 리어카, 얼굴에 껌정칠을 한 아이들, 연탄 장수 아저씨...아들은 연탄집게가 어떻게 생겼는지도 모르고, 연탄을 어떻게 쌓아두는지도 모를 것이다.그래도 '니들은 두 장씩 날러'라는 말 속에 담겨있는 아저씨의 마음은 알지 않을까?아들이 연탄 장수 아저씨네 .. 2018. 12. 27.
반성 16 - 김영승 반성 16 김영승 술에 취하여 나는 수첩에다가 뭐라고 써 놓았다. 술이 깨니까 나는 그 글씨를 알아볼 수가 없었다. 세 병쯤 소주를 마시니까 다시는 술마시지 말자 고 써 있는 그 글씨가 보였다 김영승, 반성, 민음사, 1987. * tirol's thought 어디에선가 처음 이 시를 보고 그냥 누군가가 끄적여놓은 낙서인 줄 알았다. 하긴, 이게 김영승의 시집 속에 있는 시라는 걸 알게되었다고 해서 뭐가 달라지겠는가. 시와 낙서사이. 시에는 큰 이미지로 다가오는 시와 한줄의 금언으로 가슴에 꽂히는 시와 감정의 어떤 현을 건드리는 시가 있다. 이렇게 시를 나눈다면 낙서도 그렇지 않겠는가? 이 시도 그냥 웃음이 나오는 낙서 같지만 그냥 무덤덤하게 지나보내고 만 쓸쓸한 기억을 떠올리게 만든다. 결심과 후회, .. 2001. 9. 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