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니2 이마 - 허은실 이마 허은실 타인의 손에 이마를 맡기고 있을 때나는 조금 선량해지는 것 같아너의 양쪽 손으로 이어진이마와 이마의 아득한 뒤편을나는 눈을 감고 걸어가보았다 이마의 크기가손바닥의 크기와 비슷한 이유를알 것 같았다 가난한 나의 이마가 부끄러워뺨 대신 이마를 가리고 웃곤 했는데 세밑의 흰 밤이었다어둡게 앓다가 문득 일어나벙어리처럼 울었다 내가 오른팔을 이마에 얹고누워 있었기 때문이었다단지 그 자세 때문이었다 『나는 잠깐 설웁다』, 문학동네, 2017 * source: https://goo.gl/wI0cNj * tirol's thought 지금껏 내 이마에 손을 짚어준 사람은 몇이나 될까. 어머니, 그리고...시를 읽고 생각해보니 그때 내가 '조금 선량해'졌던 것 같기도 하고마음과 몸이 따뜻해졌던 것 같기도 하고.. 2017. 3. 16. 어머니 어머니 창 밖 아직 어두운데 허리에 손 짚으며 힘들게 일어서는 당신 지난 밤 기침 소리같은 그릇 부딪치는 소리 들리고 간간이 들려오는 물소리 늦은 저녁 한쪽 무릎 세우고 앉아 오래 묵은 김치와 국 한사발 밥말아 긴 한숨처럼 넘기시는 당신 모습 보이네 밥물처럼 차오르는 슬픔 닦으며 어머니 오늘도 아침을 지으시네 1994. 4. 15.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