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관(下棺)
박목월
棺을 내렸다.
깊은 가슴 안에 밧줄로 달아내리듯
주여
용납하옵소서
머리맡에 성경을 얹어 주고
나는 옷자락에 흙을 받아
좌르르 하직했다.
그 후로
그를 꿈에서 만났다.
턱이 긴 얼굴이 나를 돌아보고
兄님!
불렀다.
오오냐 나는 전신으로 대답했다.
그래도 그는 못 들었으리라
이제
네 음성을
나만 듣는 여기는 눈과 비가 오는 세상.
너는
어디로 갔느냐
그 어질고 안쓰럽고 다정한 눈짓을 하고
형님!
부르는 목소리는 들리는데
내 목소리는 미치지 못하는
다만 여기는
열매가 떨어지면
툭하고 소리가 들리는 세상.
박목월
棺을 내렸다.
깊은 가슴 안에 밧줄로 달아내리듯
주여
용납하옵소서
머리맡에 성경을 얹어 주고
나는 옷자락에 흙을 받아
좌르르 하직했다.
그 후로
그를 꿈에서 만났다.
턱이 긴 얼굴이 나를 돌아보고
兄님!
불렀다.
오오냐 나는 전신으로 대답했다.
그래도 그는 못 들었으리라
이제
네 음성을
나만 듣는 여기는 눈과 비가 오는 세상.
너는
어디로 갔느냐
그 어질고 안쓰럽고 다정한 눈짓을 하고
형님!
부르는 목소리는 들리는데
내 목소리는 미치지 못하는
다만 여기는
열매가 떨어지면
툭하고 소리가 들리는 세상.
* tirol's thought
우연히 찾은 이 시를 읽다가 월명사의 '제망매가'를 떠올려 본다.
삶과 죽음의 길은
여기에 있음에 두려워하고,
나는 간다는 말도
못 다 이르고 갔는가?
어느 가을 이른 바람에
여기저기에 떨어지는 나뭇잎처럼
같은 나뭇가지 나고서도
가는 곳을 모르겠구나
아아, 극락 세계에서 만나 볼 나는
불도를 닦으며 기다리겠노라
生死路隱
此矣有阿米次伊遣
吾隱去內如辭叱都
毛如云遣去內尼叱古
於內秋察早隱風未
此矣彼矣浮良落尸葉如
一等隱枝良出古
去奴隱處毛冬乎丁
阿也彌陀刹良逢乎吾
道修良待是古如
머리맡의 성경과 미타찰의 거리가 뭐 대수겠는가.
우연히 찾은 이 시를 읽다가 월명사의 '제망매가'를 떠올려 본다.
삶과 죽음의 길은
여기에 있음에 두려워하고,
나는 간다는 말도
못 다 이르고 갔는가?
어느 가을 이른 바람에
여기저기에 떨어지는 나뭇잎처럼
같은 나뭇가지 나고서도
가는 곳을 모르겠구나
아아, 극락 세계에서 만나 볼 나는
불도를 닦으며 기다리겠노라
生死路隱
此矣有阿米次伊遣
吾隱去內如辭叱都
毛如云遣去內尼叱古
於內秋察早隱風未
此矣彼矣浮良落尸葉如
一等隱枝良出古
去奴隱處毛冬乎丁
阿也彌陀刹良逢乎吾
道修良待是古如
머리맡의 성경과 미타찰의 거리가 뭐 대수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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