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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읽어주는 남자

거울 - 이성복

by tirol 2001. 9. 13.
거울

이성복


하루 종일 나는 당신 생각으로 가득차 있습니다 나는 당신을 지울 수가 없습니다 이 길은 끝이 있습니까 죽음속에 우리는 허리까지 잠겨 있습니다 나도 당신도 두렵기만 합니다 이 길은 끝이 있습니까 이 길이 아니라면 길은 어디에 있습니까 이 길이 아니라면 길은 어디에 당신이 나의 길을 숨기고 있습니까 내가 당신의 길을 가로막았습니까 하루 종일 나는 당신 생각으로 가득차 있습니다 거울처럼


* tirol's thoughts

오랫동안 글을 올리지 못했습니다
그동안에 나는 매번 지기만 하는 가위바위보를 하는 소년처럼 줄곧 우울하였습니다 사람들은 나에게 먼저 '난 주먹을 낼께' '우리 함께 가위를 내는거야' 이런 말들을 하곤 했습니다 그리고 나는 그 말들을 믿거나 그 말들을 뒤집어 생각하거나 하였습니다 요즘은 차라리 사람들의 말을 전부다 믿지 않거나 아니면 전부다 믿거나 해야겠다는 생각을 합니다 아니면 이기고 지고 따위에 대해 생각하지 않으려합니다 거울을 보면 마음이 답답합니다 그러나 언제나 그 자리에서 나를 보고 있는 거울을 생각하면 두렵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