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사1 저 물결 하나 - 나희덕 저 물결 하나 나희덕 한강 철교를 건너는 동안잔물결이 새삼스레 눈에 들어왔다얼마 안 되는 보증금을 빼서 서울을 떠난 후낯선 눈으로 바라보는 한강,어제의 내가 그 강물에 뒤척이고 있었다한 뼘쯤 솟았다 내려앉는 물결들,서울에 사는 동안 내게 지분이 있었다면저 물결 하나일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물결, 일으켜물새 같은 아이 둘을 업어 길렀다사랑도 물결, 처럼사소하게 일었다 스러지곤 했다더는 걸을 수 없는 무릎을 일으켜 세운 것도저 낮은 물결, 위에서였다숱한 목숨들이 일렁이며 흘러가는 이 도시에서뒤척이며, 뒤척이며, 그러나같은 자리로 내려앉는 법이 없는저 물결, 위에 쌓았다 허문 날들이 있었다거대한 점묘화 같은 서울물결, 하나가 반짝이며 내게 말을 건넨다저 물결을 일으켜 또 어디로 갈 것인가 tirol's thou.. 2018. 12. 20.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