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종기1 바람의 말 - 마종기 바람의 말 마종기 우리가 모두 떠난 뒤 내 영혼이 당신 옆을 스치면 설마라도 봄 나뭇가지 흔드는 바람이라고 생각지는 마. 나 오늘 그대 알았던 땅 그림자 한 모서리에 꽃나무 하나 심어놓으려니 그 나무 자라서 꽃피우면 우리가 알아서 얻은 모든 괴로움이 꽃잎 되어서 날아가버릴거야. 꽃잎 되어서 날아가버린다. 참을 수 없게 아득하고 헛된 일이지만 어쩌면 세상의 모든 일을 지척의 자로만 재고 살 건가. 가끔 바람 부는 쪽으로 귀기울이면 착한 당신, 피곤해져도 잊지 마, 아득하게 멀리서 오는 바람의 말을. /마종기 시집, 안 보이는 사랑의 나라, 문학과지성사, 1980/ * tirol's thought 출근길에 보니 교보생명 글판이 바뀌었다. 누구의 글인가 하고 찾아보니 마종기 시인의 글이다. 어떤 글들은 떨어져.. 2005. 9. 9.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