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미정1 떨림 - 강미정 떨림 -그대에게- 강미정 젖은 수건 속에 오이씨를 넣고 따뜻한 아랫목에 두었죠 촉 나셨는지 보아라, 싸여진 수건을 조심조심 펼치면 볼록하게 부푼 오이씨는 입술을 달싹이며 무슨 말인가 하려는 듯 입을 반쯤만 열고 있었죠 촉 나시려고 파르르 몸 떠는 것 같아서 촉 보려는 내 마음은 얼마나 떨렸겠습니까 조심조심 수건을 펼쳤던 저의 손은 또 얼마나 떨렸겠습니까 촉 나셨는지 보아라, 아부지 촉 아직 안 나왔슴더, 빛이 들지 않게 얼른 덮어 둬라, 빛을 담기 위해선 어둠도 담아야 한다는 것을 한참 뒤 나중에야 알았지만요 그때는 빨리 촉 나시지 않는 일이 자꾸만 펼쳐보았던 때문인 것 같아서 오래 들여다보았던 때문인 것 같아서 촉 날 때까지 걱정스레 내 마음을 떨었죠 /시와 현장 2003년 봄호/ * tirol's t.. 2003. 7. 22.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