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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은 왜 모를까

김용택


이별은 손 끝에 있고
서러움은 먼데서 온다
강 언덕 풀잎들이 돋아나며
아침 햇살에 핏줄이 일어선다
마른 풀잎들은 더 깊이 숨을 쉬고
아침 산그늘 속에
산벚꽃은 피어서 희다
누가 알랴 사람마다
누구도 닿지 않은 고독이 있다는 것을
돌아앉은 산들은 외롭고
마주 보는 산은 흰 이마가 서럽다
아픈 데서 피지 않은 꽃이 어디 있으랴
슬픔은 손 끝에 닿지만
고통은 천천히 꽃처럼 피어난다
저문 산 아래
쓸쓸히 서 있는 사람아
뒤로 오는 여인이 더 다정하듯이
그리운 것들은 다 산 뒤에 있다
사람들은 왜 모를까 봄이 되면
손에 닿지 않는 것들이 꽃이 된다는 것을


* tirol's thought

"아픈 데서 피지 않은 꽃이 어디 있으랴"

언젠가 종로 교보 문고에 붙어 있는 큰 걸개그림에서 본 기억이 있는 구절.
여기서 따온 글일까?

쓸쓸한 월요일 아침.
'아픈 데서 피지 않는 꽃이 없다'는 시인의 말에 동의한다.
하지만 '모든 아픔이 꽃을 피우는 것은 아니지 않는가?' 라는 삐딱한 생각.

돌아 앉은 산들이 외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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