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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읽어주는 남자

마흔 - 은기찬

by tirol 2009. 2. 26.
마흔

은기찬

앞만 보고 따라 나선 길,
채근했던 자리마다 억센 풀 무성하다
돌아볼 기억이 있다는 일,
사무치게 그립다란 말
드디어 내 안에 누가 있다
불단풍 안고 불콰해진 저물녘
눈부시게 달리다 구비트는
내 안의 처진 어깨를 위해
또, 키를 낮춘다
돌아서면 남겨질 뻔한 아쉬움,
그거라도 붉게 남기고 가야지
그거라도 없어봐랏!

* source : http://happychoice.or.kr

tirol's thought

아직 잘 실감이 나진 않지만,
마흔이 된 지 두 달이 지났다.
시인은 '드디어 내 안에 누가 있다'라고 하는데
난 아직 내 안에 있는 그 '누구'의 정체를 잘 알지는 못하겠다.
다만, 요즘 들어 내 안에 있는 그 '누구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보려 하고 있는 중이다.
내 안에 살고 있는 다양한 '나'들의 목소리.
결국 삶의 모습이란 내가 그 목소리들 중 어느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느냐에 따라 달라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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