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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38

(번역) 연금술사 1 연금술사 프롤로그 연금술사는 대상(隊商)의 누군가가 가져온 책 한 권을 꺼내 들었다. 책을 훓어보던 그는 나르시스에 대한 이야기를 찾아냈다. 연금술사는 자신의 아름다움에 매혹되어 매일같이 호수 옆에서 무릎을 꿇고 자신의 모습을 들여다보던 청년 나르시스의 전설을 알고 있었다. 자신의 모습에 너무나도 반해버린 나르시스는 어느날 아침 호수로 뛰어 들어 죽고 말았다. 그가 빠져 죽은 곳에 꽃이 한 송이 피어났는데 그 꽃이 수선화라고 불린다. 그러나 그 책의 저자는 이것으로 이야기를 끝맺지 않고 있었다. 나르시스가 죽었을 때 숲의 여신들이 나타나 그 호수를 살펴보았더니, 예전에는 맑은 물이었던 호수가 눈물의 호수로 바뀌어 있더라는 이야기가 이어졌다. “너는 왜 울고 있니?” 여신이 물었다. “나르시스 때문에요” .. 2003. 3. 8.
(펌) 어떤 정물, 귤과 매화와 책꽂이 - 장석남 어떤 정물, 귤과 매화와 책꽂이 ― 브람스의 소품 장석남(시인) 노란 귤들이 있다. 하나는 껍질이 벗겨진 채 반만 있다. 귤들이 놓인 흰 접시에 떨어진 불빛은 당연히 귤과 함께 따뜻한 빛이다. 껍질들이 어지간히 말라서 이 귤을 먹은 게 언제더라 싶다. 귤 옆에는 전화기가 놓였다. 오래된 구형 손 전화기다. 내가 전화기를 하도 자주 잃어버림으로 이번엔 새로 사지 말라며 후배가 물려준 것이다. 잃어버려도 괜찮도록 아무도 욕심내지 않는 아주 오래된 것이다. 그래도 통화엔 크게 문제되지 않는다. 그대로 놓여 있는 것이 대견하다. 그 곁에는 녹차 잔이 놓여 있다. 일인용 다구(茶具)이기 때문에 그 뚜껑에는 차 잎들이 젖은 채 담겨져 있다. 차 맛을 생각해 본다. 녹차는 뭐니뭐니 해도 첫잔이 제일 좋다. 약간 뜨끈.. 2003. 1. 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