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재학1 새 - 송재학 새 송재학 원거리를 이동하는 철새 무리의 맨 앞에서 나는 새의 머리는 다 벗겨진다고 한다. 가끔 우리의 가장도 마흔 살 무렵에 이미 대머리가 되지 않는가. 너무 먼 길을 날았던 새에게 비행 자세 그대로 멈추어 굳어버리는 것이야말로, 가끔 삶이 이대로 굳기름처럼 굳어버렸으면 하는 사람의 헛된 갈망에 다름이 아니다. 조류에 대한 내 안쓰러움이기도 하다. 목을 앞으로 맹렬하게 빼고 날아가는 새떼의 맨 앞자리와 몇 천 킬로를 이동하고 나서 반으로 줄어버린 몸무게가 있다면 목욕탕에서 미끄러져 생긴 멍 자국과 자주 다치는 무릎 인대도 있다. * tirol's thought 요즘은 어쩌자고 이런 글들만 자꾸 눈에 띄는가? 사실 위의 글은 시는 아니고 송재학 산문집 '풍경의 비밀'이란 책에 나오는 글이다. 어느 블로그.. 2009. 9. 24.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