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개미의 반란 - 우리가몰랐던 직장인을 위한 이솝우화’(정진호 지음, 21세기북스
인터넷 카페, 블로그 등에 저자가 연재했던 글들을 골라 묶은 이 책은이솝 우화의 내용을 오늘날 직장인의 생활에 대입하여 해석하고,어떻게 회사생활을 해야 할 것인가에 대해조언한다. “우리가 몰랐던”이란 책의 부제에도 불구하고
누구나 알고 있거나 누구나 얘기할 수 있다고 해서 누구나 책을 쓰는 것은 아니다
“회사생활은 이렇게 하는 거다….이렇게 해야 성공한다…이렇게 살아남아라
어느날 갑자기 직장인을 위한 새벽 영어회화반에 등록하는 것만으로 성공에 도움이 될 만큼의 영어 실력을 늘리기는어렵다. 직장인 영어반의 실제 효용은 글로벌 시대에 뒤처지지 않기 위해 뭔가를 하고 있다는 뿌듯함을제공하는 것이다. 이 책을 읽는다고 직장 생활에 성공할 수 있을까? 성공은아니더라도 끝끝내 살아남는데 도움이 될까? 사람마다 다를 것이다. 그렇지만적어도 자기계발을 위해 독서하는 직장인이라는 자기 위안에 도움이 될 것만은 분명하다.
P.S
그래도 명색이 ‘시 읽어주는 남자’라는블로그명을 달고 있는 사람으로서,
책을 읽으면서 떠오른 시가 있어 사족으로 덧붙여 봅니다.
발령났다
김연성
그는 종이인생이었다 어느 날
흰 종이 한 장 바람에 휩쓸려가듯이 그 또한
종이 한 장 받아들면 자주 낯선 곳으로 가야했다
적응이란 얼마나 무서운 비명인가
타협이란 또 얼마나 힘든 악수이던가
더 이상 아무도 그를 읽지 못할 것이다
얇은 종잇장으로는 어떤 용기도 가늠할 수 없는데
사람이 사람을 함부로 읽는다는 것은 막다른 골목이다
그 골목의 정체없는 어둠이다
그는 늘 새로운 임지로 갈 때마다 이런 각오했다
"타협이 원칙이다
그러나 원칙을 타협하면 안 된다"
나일 먹을수록
이 세상에선 더 이상 쓸모없다고
누군가 자꾸 저 세상으로 발령낼 것 같다
막다른 골목에서 그는.
원칙까지도 타협하면서 살아온 것은 아닌지
허리까지 휘어진 어둠 속에서
꺼억꺼억 토할지 모른다
모든 과거는 발령났다 갑자기,
먼 미래까지 발령날지 모른다
시간은 자정 지난 새벽1시,
골목 끝에 잠복해있던
검은 바람이 천천히 낯선 그림자를 덮친다
/《미네르바》 2006년여름호/
* tirol's thought
아침마다 넥타이를 매면서
스스로의 목덜미를 부여매는 짐승을 생각한다.
저녁마다 회사문을 나서면서
하룻 저녁 동안의 귀휴를 허락받은 재소자를 떠올린다.
내 손으로 묶고
내 손으로 잠그는 인생.
가끔씩 종이 한장 받아들면
짐 싸들고 이감가는 죄수처럼
낯선 곳으로 가야하는 신세.
'허리까지 휘어진 어둠 속에서
꺼억꺼억 토'하는 울음
가엾은 이 땅의 샐러리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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