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읽어주는 남자483 티롤의 여섯번째 포임레러 [2002.12.12. THU. 티롤의 여섯번째 포임 레러~] ◈ tirol's greeting 열흘만에 여섯번째 시를 보냅니다. 세상에서 가장 먼거리가 머리에서 마음까지라지만 마음에서 팔다리까지의 거리도 만만치는 않은가 봅니다. 날이 제법 추워졌지요? 모든 건 원래 생겨먹은대로일때가 가장 좋은 법이지요. 그런데 날이 추워져서 그런지 하늘이 더 맑아보이더군요. 쨍하고 금이 갈듯이. =-=-=-=-=-=-=-=-=-=-=-=-=-=-=-=-=-=-=-=-=-=- ◈ today's poem 사랑은 김남주 겨울을 이기고 사랑은 봄을 기다릴 줄 안다 기다려 다시 사랑은 불모의 땅을 파헤쳐 제 뼈를 갈아 재로 뿌리고 천년을 두고 오늘 봄의 언덕에 한 그루 나무를 심을 줄 안다 사랑은 가을을 끝낸 들녘에 서서 사과.. 2002. 12. 12. 자작나무 뱀파이어 - 박정대 자작나무 뱀파이어 박정대 그리움이 이빨처럼 자라난다 시간은 빨랫집게에 집혀 짐승처럼 울부짖고 바다 가까운 곳에, 묘지가 있다는 소문을 들었다 별들은 그것을 바라보는 자들의 상처, 눈물보다 더 깊게 빛난다, 聖所 별들의 운하가 끝나는 곳 그 고을 지나 이빨을 박을 수 있는 곳까지 가야한다, 차갑고 딱딱한 공기가 나는 좋다, 어두운 밤이 오면 내 영혼은 자작나무의 육체로 환생한다 내 영혼의 살결을 부벼대는 싸늘한 겨울바람이 나는 좋다 나뭇가지에 매달린 욕망이 고드름처럼 익어간다 눈에 덮인 깊은 산속, 밤새 눈길을 걸어서라도 뿌리째 너에게로 갈 테다 그러나 네 몸의 숲속에는 아직 내가 대적할 수 없는 무서운 짐승이 산다 /민음시선, 박정대 시집, 내 청춘의 격렬비열도엔 아직도 음악 같은 눈이 내리지/ * ti.. 2002. 12. 3. 티롤의 다섯번째 포임레러 [2002.12.2. MON. 티롤의 다섯번째 포임 레러~] ◈ tirol's greeting 12월이 되었습니다. 감기는 지나갔고요. 눈, 캐롤, 크리스마스, 송년회... 해마다 오는 년말이건만 어김없이 사람들은 이런 단어들을 떠올리며 가슴 설레합니다. 저요? 저야, 우울하죠. 서른셋과 서른넷이란 숫자가 주는 느낌의 차이를 가늠해보며 속수무책으로 한 해를 보내고 또 새로운 한 해를 맞이해야하는 심정이 유쾌발랄할리 있겠습니까. 하지만 제 특기가 '정리정돈'이고 취미가 '계획세우기'인지라 아프고 바쁘단 핑계로 정신없이 지낸 11월과는 달리 12월엔 새 마음으로 정리정돈 잘 하고 새해 계획을 세워보려고 합니다. =-=-=-=-=-=-=-=-=-=-=-=-=-=-=-=-=-=-=-=-=-=-=-=-=-=-=-.. 2002. 12. 2. 별까지는 가야 한다 - 이기철 별까지는 가야 한다 이기철 우리 삶이 먼 여정일지라도 걷고 걸어 마침내 하늘까지는 가야 한다 닳은 신발 끝에 노래를 달고 걷고 걸어 마침내 별까지는 가야 한다 우리가 깃든 마을엔 잎새들 푸르고 꽃은 칭찬하지 않아도 향기로 핀다 숲과 나무에 깃들인 삶들은 아무리 노래해도 목쉬지 않는다 사람의 이름이 가슴으로 들어와 마침내 꽃이 되는 걸 아는 데 나는 쉰 해를 보냈다 미움도 보듬으면 노래가 되는 걸 아는 데 나는 반생을 보냈다 나는 너무 오래 햇볕을 만졌다 이제 햇볕을 뒤로 하고 어둠 속으로 걸어가 별을 만져야 한다 나뭇잎이 짜 늘인 그늘이 넓어 마침내 그것이 천국이 되는 것을 나는 이제 배워야 한다 먼지의 세간들이 일어서는 골목을 지나 성사(聖事)가 치러지는 교회를 지나 빛이 쌓이는 사원을 지나 마침내 어.. 2002. 11. 28. 티롤의 네번째 포임레러 [2002.11.25. WED. 티롤의 네번째 포임 레러~] ◈ tirol's greeting 감기는 좀 나은 듯 합니다. 다 나았다고는 말 못하겠습니다. 다 나은 줄 알고 있다가 지난 주말에 뒤통수 한대 맞았습니다. 일요일 새벽에 터져나오는 기침때문에 자다말고 깨서 한참을 앉아있었더랬습니다. 꺼졌다고 방심말고 조심해야할 게 담배불이나 지나간 사랑만은 아닌가 봅니다. 오늘 고른 시는 나무에 관한 시입니다. "타는 갈망이 나무를 푸르게, 푸르게 한다"는 구절 때문에 골랐습니다. 무엇이 당신을 푸르게 하나요? 무엇이 나를 푸르게 해줄까요? =-=-=-=-=-=-=-=-=-=-=-=-=-=-=-=-=-=-=-=-=-= ◈ today's poem 나무는 단단하다 황지우 사시사철 나무는 물질이다 나무는 단단하고 .. 2002. 11. 27. 티롤의 세번째 포임레러 [2002.11.20. WED. 티롤의 세번째 포임 레러~] ◈ tirol's greeting : 감기조심! 지난 일요일 오후부터 쿨럭거리기 시작해서는 월요일 오후 조퇴, 급기야 어제는 도저히 몸을 일으킬 수 없는 지경에 이르러 입사 후 최초로 결근을 했습니다. 그깟 '감기'로 조퇴에다 결근까지 하냐구요? 허... 제 말이 그말입니다. 이번 감기, 참 독허다 싶기도 하고, 그 감기에 걸린 나, 참 허약허다 싶기도 하고 이 장면에서 따뜻하게 손 한번 잡어줘야 할 너, 참 만나기 힘들다 싶기도 하고... 하여튼 정말로, 진짜로, 감기 조심하세요. 걸리고 후회하면 늦습니다. =-=-=-=-=-=-=-=-=-=-=-=-=-=-=-=-=-=-=-=-=-=- ◈ today's poem 감기 이틀을 앓았습니다. 이번.. 2002. 11. 27. 이전 1 ··· 68 69 70 71 72 73 74 ··· 8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