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반응형

자작시13

저건 누가 밥을 먹으며 핸드폰을 보는가저건 핸드폰을 보며 밥을 먹는 것누가 길을 걸으며 핸드폰을 보는가저건 핸드폰을 보며 길을 걷는 것석봉아 불을 꺼라 나는 떡을 썰테니 너는 글을 쓰거라아 거기 계신 분은 어둠 속에서 밥을 드실 수 있겠어요?똑바로 걸을 수 있겠어요?그럼요 불을 끄나 눈을 감으나 핸드폰을 보나 매한가지 아니겠어요이 순간을 위해 그렇게 연습한 건 아니지만늘 하는 일인 걸요누가 얘길하며 핸드폰을 보는가저건 핸드폰을 보며 얘기 하는 것누가 똥을 누며 핸드폰을 보는가저건 핸드폰을 보며 똥을 누는 것누가 시를 쓰며 핸드폰을 보는가이건 핸드폰을 보며 시를 쓰는 것2026. 1. 22. 2026. 1. 23.
살고보자 살았나살았다이렇게까지 살아서 뭐하나이렇게라도 살아야 하나그래도 사는 게 죽는 것 보다 백배 낫지러프든 벙커든 오비 말뚝 옆 경사든살았으면 다음 샷잘 치면 되지살았다고 다음 샷잘 치는 건 아니지만그래도 쳐보는 게남는 장사 아닌가탑볼이든 뒤땅이든앞으로 보내는 게 어딘가이 정도면 낫 배드화낸다고 정타없고분낸다고 장타없다쓰리온에 투퍼팅컨시드 더블로 막았으니이만하면 훌륭하지살았나살고보자살다보면 어떻게든살아서 운좋으면파도 보고 버디도 보겠지일단 살고 보자 2024. 10. 10.
클럽하우스에서 새벽 여섯시 십오분모자를 고쳐쓰고허리띠를 조이고신발끈을 묶는다비장한 표정으로거울 앞에 일렬로 서서보호크림을 바르는 사람들빼놓은 건 없나화장실은 다녀왔나서로의 컨디션을 물어보머결의를 다진다맨 정신으로는 힘들었는지옆자리에선 얼핏 술 냄새도 난다골프를 모르는 외계인들이 보면지구를 구하러 나서는최후의 용사들인 줄 알겠다18번의 전투를 마치고무사히 귀환할 수 있길싸움에 지더라도 나라 잃은 백성처럼슬퍼하거나 폭음하지 않길이러니 저러니 해도 결국은 짝대기로 하는 공놀이라는 걸잊지않길 다짐하는클럽하우스에서의 기도 2024. 10. 10.
성묘 성묘 엄마 가신 지 십년 아침 일찍 차를 몰고 나가 엄마 무덤가에 한참 앉아 있다 왔다 십년 전 엄마 아프실 때도 그랬다 둘이 이른 저녁을 해 먹고 엄마는 티브이를 보다가 졸고 나는 엄마 옆에 그냥 앉아 있다 왔다 오늘도 그냥 그렇게 앉아 티브이 대신 산소 앞 풍경만 물끄러미 바라보다 왔다 기댈 곳 없는 등이 문득 아프기도 했다 2024. 6. 10.
파어린 시절 국에서 건져낸파의 복수인가남들은 식은 국 넘기듯 후루룩 파를 잘도 하던데드라이버 잘 맞으면 아이언이 삐끗아이언 잘 맞으면어프로치 철퍼덕어프로치 제대로면짧거나 긴 퍼팅파 건져 보겠다고밥상 위에 젓가락 맞추듯 타아탁 골프채 두드리며상 받고 상 물리니벌써 십팔 홀남들은 식은 죽 먹듯파도 하고 버디도 하던데파도 못 건지고양파만 수두룩한 내 밥상앞으로 먹나봐라짜장면 먹을 때 양파 2023. 8. 5.
해저드 해저드눈을 감고 치면 좀나으려나없는 것과 없다고 치는 것 사이는얼마나 먼가마음과몸 사이의 거리는 또얼마나 먼가공은 공이고 나는 나건만내가 치는 공이 어쩌자고나처럼 물을 두려워하는가이번엔 건너보자없다고 치고눈감았다 치고힘빼고 빽 부드럽게 딱한 뼘이 모자라네물 속으로 꼬르륵공은 물을 두려워하는게 아니라사랑하는 건지도 몰라물이 공을 부르는 건지도 몰라노래하는 세이렌처럼다음엔 귀를 막고 쳐볼까그러면 좀 나을까그나저나 해저드티는 어딘가저 물을 보고 다시 한번 치라고? 2023. 8. 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