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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읽어주는 남자

소래포구에서

by tirol 1994. 3. 25.

소래포구에서


무엇하러 왔나
이곳에

오래전 살았던
옛집 문밖을 서성이듯이
흘낏 넘겨다본 바다엔,

때 안간 빨래들처럼
퍼덕거리는 갈매기들
그릇가로 밀쳐낸
선지 덩어리같은 갯벌뿐

시장이 보이는 이층 식당에서
정작 시켜논 회는 못먹고
마알간 술에
매운탕의 생선뼈만 뒤적거리는 마음

자꾸만 허리가 아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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