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읽어주는 남자

거미 - 김수영

tirol 2016. 9. 27. 12:25

거미


김수영 



내가 으스러지게 설움에 몸을 태우는 것은 내가 바라는 것이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나는 그 으스러진 설움의 풍경마저 싫어진다. 


나는 너무나 자주 설움과 입을 맞추었기 때문에 

가을바람에 늙어가는 거미처럼 몸이 까맣게 타버렸다.  



* source: https://goo.gl/2s4cqd


tirol's thought


왜 설움은 으스러지게 몸을 태우게 만드는걸까?

바라지 않으면 설움도 없을까?

가을바람에 늙어가는 거미는 왜 몸이 까맣게 되었을까? 

몸을 까맣게 태워버린 나의 설움은 어디로 갔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