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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인숙2

알 수 없어요 - 황인숙 알 수 없어요 황인숙 내가 멍하니 있으면 누군가 묻는다 무슨 생각을 그리 골똘히 하느냐고 내가 생각에 빠져 있으면 누군가 묻는다 왜 그리 멍하니 있느냐고 거미줄처럼 얽힌 복도를 헤매다 보니 바다, 바닷가를 헤매다 보니 내 좁은 방 * tirol's thought '짐작과는 다른 일들'이 얼마나 많은가 딱히 구분하기가 애매한 일들은 또 얼마나 많은가 '멍하니 있는 것'과 '생각에 빠져 있는 것'은 얼마나 다른가 바다와 내 좁은 방은 얼마나 멀리있나 거미줄처럼 얽힌 복도를 헤매거나 눈을 잠시 감았다 뜨거나 천천히 고개를 뒷쪽으로 돌리거나 그러면 거기 바다가 있거나 들판이 있거나 하늘이 있거나 하지는 않을까 거미줄처럼 얽힌 행간을 헤매다 보니 바다, 바닷가를 헤매다 보니 내 좁은 방 여기 2019. 6. 29.
강 - 황인숙 강 황인숙 당신이 얼마나 외로운지, 얼마나 괴로운지 미쳐버리고 싶은지 미쳐지지 않는지 나한테 토로하지 말라 심장의 벌레에 대해 옷장의 나방에 대해 찬장의 거미줄에 대해 터지는 복장에 대해 나한테 침도 피도 튀기지 말라 인생의 어깃장에 대해 저미는 애간장에 대해 빠개질 것 같은 머리에 대해 치사함에 대해 웃겼고, 웃기고, 웃길 몰골에 대해 차라리 강에 가서 말하라 당신이 직접 강에 가서 말하란 말이다. 강가에서는 우리 눈도 마주치지 말자. * 황인숙 시집, '자명한 산책',문학과 지성사, 2003. * source: http://bomnoon.tistory.com/256 * tirol's thought 구글 리더에 등록해 둔 '친구' 목록의 리스트에 두 개의 새 글이 올라왔다. 그 중 하나에는 이 시가 있.. 2010. 6. 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