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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지용2

선취船醉 - 정지용 선취船醉 정지용 해협이 일어서기로만 하니깐 배가 한사코 기어오르다 미끄러지곤 한다. 괴롬이란 참지 않어도 겪어지는 것이 주검이란 죽을 수 있는것 같이. 뇌수腦髓가 튀어나올랴고 지긋지긋 견딘다. 꼬꼬댁 소리도 할 수 없이 얼빠진 장닭처럼 건들거리며 나가니 갑판은 거북등처럼 뚫고 나가는데 해협이 업히랴고만 한다. 젊은 선원이 숫제 하-모니카를 불고 섰다. 바다의 삼림森林에서 태풍이나 만나야 감상할 수 있다는 듯이 암만 가려 드딘대도 해협은 자꼬 꺼져들어간다. 수평선이 없어진 날 단말마의 신혼여행이여! 오직 한낱 의무를 찾아내어 그의 선실로 옮기다. 기도도 허락되지 않는 연옥에서 심방尋訪하랴고 계단을 나리랴니깐 계단이 올라온다. 도어를 부등켜안고 기억할 수 없다. 하늘이 죄여 들어 나의 심장을 짜노라고 영양令.. 2010. 8. 18.
유리창 - 정지용 琉璃窓 1 정지용 琉璃에 차고 슬픈것이 어린거린다. 열없이 붙어서서 입김을 흐리우니 길들은양 언날개를 파다거린다. 지우고 보고 지우고 보아도 새까만 밤이 밀려나가고 밀려와 부디치고, 물먹은 별이, 반짝, 寶石처럼 백힌다. 밤에 홀로 琉璃를 닥는것은 외로운 황홀한 심사이어니, 고흔 肺血管이 찢어진 채로 아아, 늬는 山ㅅ새처럼 날러 갔구나! (朝鮮之光, 89호, 1930.1) /정지용, 정지용 전집 1, 민음사, 2003/ * tirol's thought 겨울 날씨답지 않게 포근하게 비가 내린다. 점심을 먹고 들어오면서 블로그에 올릴 시를 생각하다가 이 시를 떠올렸다. 언젠가 한 선배가 '물먹은 별이, 반짝, 보석처럼 백힌다.'는 구절의 탁월함을 이야기했던 기억이 난다. 나는 이 구절을 '유리창에 맺힌 물방.. 2007. 12. 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