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읽어주는 남자

비 1 - 이성복

tirol 2005. 7. 12. 13:10
비 1

이성복


가라고 가라고 소리쳐 보냈더니
꺼이꺼이 울며 가더니
한밤중 당신은 창가에 와서 웁니다.

창가 후박나무 잎새를 치고
포석을 치고
담벼락을 치고 울더니

창을 열면 창턱을 뛰어 넘어
온몸을 적십니다


/이성복 시집, 그 여름의 끝, 문지사, 2000/


* tirol's thought

시를 읽다보니 김소월 생각이 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