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읽어주는 남자

못을 박으며 - 고창환

tirol 2005. 3. 28. 20:21
못을 박으며

고창환


몸으로 세월을 바꾸는 일은 쉽지 않다
온몸을 다해서 구부러지기도 하며
쿵쿵 세상을 울리는 일은

녹슬어 가는 지난 세월을 두드리다 보면
만만한 것은 하나도 없다

/고창환 시집, 발자국들이 남긴 길, 문학과지성사, 2000/


* tirol's thought

망치에 구부러지는 못처럼, 인생은 세월에 구부러져 간다. 몸으로 쿵쿵 세상을 울리는 일은 얼마나 힘든 노릇인지. 세월을 두드리며 세월에 구부러져가는 생이여. 만만한 것은 하나도 없다.